건강

갑상선 유두암 18+년의 경험 ... 삶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하는

쿨캣7 2024. 10. 12.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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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갑상선 유두암 수술을 하고 그해 연말에 방사선 동위원소 치료를 받았습니다.

18년이 지난 2024년 현재 큰 부작용 없고 재발 없이 건강하게 (?!) 지내고 있습니다.

 

주) 갑상선 유두암 수술 및 치료 한지 18년이 지난 일반인의 기록입니다. 의학적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참고만 하시고 하세요.

 

제 인생에게 가장 큰 경험 중 하나입니다.

 

처음에는 20대에 겪은 질병이라 놀라기도 했고,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없다는 얘기에 안도하기도 했습니다.

수술 전과 후. 크게 달라지지 않는 삶에 이렇게 지내는게 맞나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 우연한 발견

 

보통 건강 검진 때 발견되지만, 저는 왼쪽 목에 뭔가 튀어나와서 병원에서 이것저것 검사하다가 발견했습니다.

이미 갑상선 암이 원격 전이 해서 임파선까지 도달해 있던 상황이라 수술을 안할 수는 없었죠.

 

당시 서른 살도 안되었고, 암이라고는 생각을 전혀 안했습니다.

첫번째 조직검사에서는 아무것도 안나왔습니다.

CT 검사를 하자고해서 검색해보니 목 주변에 뭔가 있다고 초음파 검사하자고 하시더군요.

초음파 검사 할 때 목 여기저기를 미세침으로 찌르더군요.

지금에서야 그게 암 세포가 전이된걸 알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몰랐습니다.

 

의사의 걱정스러운(?) 눈빛이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별일 아닐거라고 생각해서 혼자 병원갔다가 의사 선생님께서 "갑상선 암입니다."라고 했을 때 그냥 멍했습니다.

 

부모님께 전화드렸고 어머니께서 우시고 난리도 아니었죠.

 

* 수술을 해야하는가 ?

 

제가 수술할 때만 해도 갑상선암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전이었습니다.

병원에도 대부분 중년여성이었고 남자 환자는 드물게 있었습니다.

이후 20년 가까이 정기검진 받을 때 보면 남성도 확실히 증가했습니다.

 

 

다른 암이었으면 적어도 3기 상태지만, 갑상선암 병기는 특이하게 나이에 계산하더군요.

그래서, 1-2기 였던걸로 기억하는데 국가암정보센터에서는 그런 얘기가 없네요.

(그 사이 바뀐 걸까요 ?)

 

갑상선암은 생존율도 15년 이상이 90% 가 넘습니다.

다른 암보다는 순하지만, 갑상선 미분화암이 되면 답이 없습니다.

 

. 분화 갑상선암의 TNM 분류

https://www.cancer.go.kr/lay1/program/S1T211C212/cancer/view.do?cancer_seq=3341&menu_seq=3354

 

국가암정보센터

국가암정보센터

www.cancer.go.kr

 

그래서 갑상선암 과잉진단 논란도 있지만, 전이가 되면 수술을 해야겠죠.

저 같은 경우 왼쪽 임파선까지 전이되어서 다른 장기에 전의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별다른 얘기 없는거봐서는 다행히 임파선까지만 전이된 상태였나봅니다.

 

. 갑상선암 과잉진단 논란 후 사망률 늘었다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67775

 

갑상선암 과잉진단 논란 후 사망률 늘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암 발생률이 치솟으며 과잉진단 논란이 일었던 갑상선암의사망률이 논란 이후 증가한것으로 나타났다. 과잉진단 논란 후 시행 중인 치료 전략 역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

www.dongascience.com

 

 

* 수술과 치료

 

암세포가 원격 전이가 되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처럼 갑상선 위치만 절제한게 아니라 목주름을 따라서 길게 절제했다고 합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보통 갑상선만 수술만 한 경우 목 가운데 붉은색 자국이 남는데 목주름 따라 절제해서 그런지 표시가 거의 안납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딱 한 명 알아보더군요.

(알면서도 말 안한 사람도 많겠지만요.)

 

수술은 6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그때 수술 했던 사람 중에 제가 제일 상태가 심해서 제일 늦게 나왔다고 하더군요.

 

수술 후 18년이 지난 지금도 왼쪽 목이 다소 볼록하고 가끔 욱씬 거립니다.

그리고, 누가 손을 대면 (특히 아들이 가끔 제 목을 건드릴 때...) 아픈건 아니지만 화들짝 놀랍니다.

 

갑상선 암이 전이되었기 때문에 방사선 동의원소 치료를 받았습니다.

방사선 동의원소 치료 때는 갑상선 호르몬제 복욕을 한달 정도 중단하고 제한된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기운이 안난다고 하던데 저는 그때 젊어서 그런지 전혀 피곤하지 않았습니다.

 

퇴원하기 전에 PET-CT를 찍었습니다.

 

그 이후 6월에 한번 혹은 1년에 한번 피검사 그리고 가끔 초음파 검사를 합니다.

 

 

* 방사선 동의 원소 치료

 

보통 수술하고 몇 개월 내에 치료 받아야하지만 6개월 지난 후에 치료를 받았습니다.

당시에도 환자가 밀려서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방사선 동의 원소 치료 전에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 "유전 일 수 있으니 다른 가족도 검사해보세요."라고 하더군요.

갑상선 암에서 가족력은 '수질암' 뿐이라고 알고 있는데  왜 저런 얘기를 할까 의아하더군요.

 

나중에 알던 갑상선암 관련한 카페 운영하던 의사께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른 말을 의사가 말했다고하니 "그건 병원마다 다른 사정이 있습니다."라고 하더군요. 가끔 병원 마다 다르다는 그 사정 뭔지 궁금합니다. (....)

 

그래서, 요즘은 바뀌었나 찾아봐도 갑상선 유두암과 유전 연관성은 입증된바 없네요.

 

. 자매들이 모두 갑상선암입니다. 유전성 암 유전자 검사를 해야 할까요?

https://www.cancer.go.kr/lay1/bbs/S1T811C676/E/22/view.do?mode=view&article_seq=22866&cpage=&rows=&condition=&keyword=&rn=67

 

국가암정보센터

국가암정보센터

www.cancer.go.kr

 

1박만 했으니 많은 양은 아니었을 겁니다.

당시 만 20대의 체력으로 괜찮았는데,다만, 약을 복용하고 침샘 등이 손상 당하고 잠을 제대로 못잤고 아침 식사는 입맛이 없어서 먹지도 못했습니다.

아.. 치료 방법이 다르니 머리카락은 안 빠집니다.

 

그때 웃기고 슬픈건 나와서 간호사에게 뭐 물어보려고 갔는데 깜짝 놀라면서 피하시더군요.

당시에 방사선 알파, 베타, 감마에 대해 공부하고 가서, 퇴원 할 때 몸에서 방사선이 포함된건 땀 정도 뿐일텐데, 그런 의학 지식을 저보다 많이 알텐데도 피하시더군요.

(약 갔다준 의사도 꺼내서 먹으려니 화들짝 놀라며 나가고, 밥 놓고가는 무서워하고, 간호사도 피하고... 그때는 서글프기도했지만 친구들에게는 몸에서 방사선 나오는 초능력자라고 농담했습니다.)

 

당시 혼자 살아서 집에서 푹 쉬었습니다.

 

 

* 영향 ?!

 

갑상선 절제 때문에 아니면 다른 이상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찬 바람을 맞으면 편두통이 생깁니다.

그래서 가을, 겨울에는 마스크를 끼고 다녔습니다.

수술후 5년 정도 지났을 때 처음 깨달았습니다.

 

지금은 급격한 기온 변화(따뜻한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나감 등)가 있으면 어지럽습니다. 그리고, 찬 바람을 맞으면 편두통이 옵니다.

 

저와 비슷한 시기에 수술 받은 초등학교 동기가 있는데 그 친구는 수술의 영향으로 예전부터 혈압약을 먹고 있다고 합니다.

(갑상선과 혈압의 관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수술 후 6년 지났을 때 겨울에는 혈압이 오른 다는 사실을 알고 10년 넘게 꾸준히 혈압을 재보고 있습니다.

2024년 초에 이완기 혈압이 90을 넘기 시작해서 혈압약을 먹다가 이완기 혈압이 다시 85 정도로 떨어져 일단 중단했다가 날씨가 서늘해지니 다시 혈압이 오르고 있습니다.

 

 

https://xcoolcat7.tistory.com/1443

 

고립성 이완기 고혈압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 첫 혈압약 2주일 복용 후기

30대 중반부터 10년 넘게 병원에서만 협압이 높은 백의성 고혈압이었습니다. https://xcoolcat7.tistory.com/1078 고혈압 전단계 (백의성 고혈압) 10+년 째 ... 10년 간 혈압 변화주) 개인의 경험이고 다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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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상선 호르몬제  복용

 

수술 후에 바뀌는 일상은 갑상선 호르몬제 (레보티록신나트륨수화물)을 매일 먹어야하는 점입니다.

 

양은 피검사 결과에 따라 조금씩 바뀝니다.

처음에는 예전에 100 을 먹다가 125 로 변경해서 몇 년 먹다가 올해 다시 100 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수술 한지 1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이 듣는게 "(수술했는데) 약 지금도 먹어 ?"입니다.

(물었던 사람이 잊고 또 묻고 하더군요. 이제는 답해주기도 귀찮습니다.)

 

사실 일반인은 호르몬하면 성 호르몬 같은건만 떠오르기 때문에 갑상선 호르몬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저 역시 수술 전까지 갑상선이 뭐하는지도 몰랐으니까요.)

그래서, 먹는 약을 치료 약 정도로 생각하더군요.

 

* 순한 암이라고 해도

 

순한 암이라고 해도 암은 암입니다. 특히 갑상선 미분화암이 되면 치명적이죠.

 

우선 처음 암이라고 얘기 들었을 때 충격은 크죠.

담배도 펴본적 없고, 술도 거의 안 마시는데 암이라니...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절망 아닌 절망도 했었습니다.

그래도 생명에 큰 지장도 없고 삶의 자세도 좀 바뀌었습니다.

삶의 자세도 바뀌니 여자 친구도 생기고 결혼도해서 아들 낳아 나름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일단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갑상선 유두암은 생명에 큰 지장이 없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수술 잘 받으세요.

그리고, 수술을 받으신 분은 병원에서 약만 먹고 이전과 같은 생활을 하라고 하니 뭔가 찜찝한(?) 마음이 들수도 있습니다.

 

음식 가릴게 없다고하니 (해조류에 대해서는 일부 다른 의견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맛있는거 드시고, 건강 관리하면서 인생을 재미있게 사시면 됩니다.

 

15년 생존율 90% 이상입니다.

저는 이미 그 안에 들었고, 여러분도 꼭 포함되세요.

 

일년에 한번 혹은 두번 병원에서 정기검진 받을 때 마다 휴가내야 합니다.

그때마다 18년 전 새로운 삶을 다짐했던 자신을 돌아보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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