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단상

키작은 남성을 통해본 외모 컴플렉스가 끼치는 심리적-행동적 고찰

쿨캣7 2007. 8. 18.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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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30대 초반에 작성한 글이네요. 이제 5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고 그때의 감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업데이트 해봅니다.]


방금 네이버 지식인에 키 작아 고민하는 160 대 남자들 얘기들을 찬찬히 읽어봤습니다.
그들에게 느껴지는 공통점은 극심한 '자신감 결여'이며 심한경우 '대인공포'입니다.

일단 제 얘기와 주변의 키 작은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분석한(?) 결과입니다.

키 작은 남자들이 겪는 첫번째 시련은 '자신감 결여'입니다.
일단 다른 남자들과 달리 체격적으로 오는 왜소함과 모든 여자는 키 큰 남자만 좋아할 것 같은 현실.

특히 키 작은 남자는 사람 취급 안하는 일부 여자들 (외모가 좀 아니다 싶은 여자를 사람 취급 안하는 일부 남자들과 같은)로 인한 위축이 큽니다. 그녀들은 때때로 인터넷에서 160대 호빗은 다 죽어와 같은 댓글을 달아 가슴에 비수를 꽂죠. (사실 남자인지도 모릅니다.)

그외 저보고 남자는 능력이라면서 키 작은거 괜찮다고하면서 여동생과 그래도 남자 키는 170은 되어야지 하면서 뒷통수 때리는 친척누나, 다 좋은데 키 때문에 망쳤네라는 생판 처음 엘레베이터에서 만난 할머니의 말슴
"너 우리과에서 제일 눈에 들어왔는데. 나보다 키가 작은거야." 라면서 가슴 후벼파는 동기 여자애,
"오빠는 결혼힘들겠다." 라고 말하는 나이트 부킹녀 등 주변에서 부정적인 내용만 계속 머리속에 남습니다.
[이 정도로 강렬하게 얘기했으면 기억이 나야하는데 나이트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고 ?]

특히 여자를 만나는 경험이 적은 20대 초반(요즘도 그런가 ?) 아무리 매력있는 사람들도
겪어야할 여자들한테 튕김을 일반적인 남자들은 그냥 허허. 그런가 하며 다른 여자를 찾는일을
하지만, 컴플렉스가 있는 사람은 그쪽으로 모든 방향을 맞추게됩니다
'역시 나는 키가 작아서 여자들이 싫어하는구나'
몇번 다른 여자에게 고백해보지만 계속 거절당하면 결국 '역시 난 키가 작아서 안되는구나'라고 하면서 포기 상태가 됩니다.



자신감 결여는 '대인공포'로 연결되는 경우가 종종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대인관계에 전혀 문제 없어 보이는 저 역시 새로운 사람 만날 때는 항상 외모 때문에 머뭇머뭇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11년간 모임 생활을 통한 경험 덕분에 동성이든 이성이던 친구까지는 참 쉽습니다. 이점은 다행이죠. 대인공포까지 있었으면... 오.. 쉣 !

간단한 예를들면 넥팬에서 만난 OO 양과는 동갑으로 얼굴 본지 2년이 넘었지만
지금까지 몇마디 해본적 없고 OO 양이 저보고 아는체 안한다고 막 뭐라고했지만 거기에는 숨겨진 성격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OO 양 키가 저보다 비슷하거나 크고 저에게 어떤 호감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주눅들어 그런겁니다.
(뭐.. 이제는 빈대떡도 얻어먹었으니... ㅋㅋㅋ)
[실명이 들어가서.. 아마 이 글 당시 활동하던 카페에 올린 글인가보네요.]


하지만, 문제는 바로 '이성'이죠.

키 작은 남자들이 가장 많이 듣는 얘기는 '남자 같이 안 느껴진다'이죠.
제가 팬클럽 내에서 언니라는 호칭을 금지 시킨것도 그 때문입니다.
이제는 옆집 언니 이미지에서 탈피해야죠. 서른도 넘었는데...

1996년 대학입학 후 80명 중 여학생이 42명으로 여자 친구들 엄청 생기고 신났죠.
키 큰 남자가 인기 있다는 것 조차 모를 정도로 순진했을 때니까 고백만 하면 여자친구가 생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어렵게 고백하면 "나 너 남자로 안느끼는데.", "우린 그냥 친구야."라는 답변이 돌아오죠.
그런 상황이 반복되면 대부분의 키작은 남자들은 극심한 [자신감 결여]와 [자기 비하]가 시작됩니다.
그때 필요한건 자신감 결여와 자기 비하가 아니라 전략과 전술 그리고 노력이겠죠.

그런 상황이 되면 여자쪽에서 다가와도 모릅니다.
모든 여자에게 친절한 남자는 특별한 여자에게 잘해줘도 상대방은
'저 사람은 늘 그러니까'라는 생각을 하는 것과 같이 '얘도 그냥 편안한 친구로 다가오는구나'라고 느낍니다.

자신감 결여와 상대가 나를 남자로 보지 않는다라고 생각하는 상태이니 절대 작업을 먼저하지 않습니다.
여성이 자신에게 관심있다고 착각 혹은 확신을 했을 때만 움직이고 상대방이 호감을 보여야지만 친하게 다다갑니다.
[그래도 급해지니(?) 와이프는 제가 먼저 다가갔죠.]

어쩌다가 여자쪽에서 좀 강하게 대쉬 들어오면 남자는 이런 생각을 하죠.
"왜 나같은 애를 좋아할까 ?"
나왔습니다. 나 같은... 자기 비하의 최절정 ! 그러면서 회피 신공을 발휘합니다.
더 이상 가까워지는게 두려워 그 여자와 연락을 끊어버립니다. (최악이죠....)
여성 여러분, 소심남으로 예상되는 남자가 갑자기 연락 끊으면 그건 본인이 싫어서가 아니라 두려워서 그런겁니다.

여성과 어느 정도 친해지면 다른 여자로 갈아탑니다(?)
표현이 좀 이상하지만 얼마전 후배에게 이런 얘기들었습니다.
"형은 한명 만나는가 싶다가 보면 다른 여자만나고 있어요."
그래서, 제 주변 사람들은 제가 엄청난 바람둥이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더군요.

그건 여자와 친해지다가 상대방이 이성적으로 보일 때 이번에도 안될거라는 생각과 상처받기 싫어서 마음 접어 버리는거죠. 그러면... 과, 동아리, 인터넷 모임에서는 여자에 관심없고 믿을 수 있는 작업 안거는 참 착한 남자로 알려지게 됩니다.


* 현실적으로

결국 현실적으로 자신감 키워라 이런건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항이니 이런 조언은 한계가 있고 결국 이런 컴플렉스는 본인만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제가 제가 시도해 보려는건 키 높이 구두도 좀 신어보고 스타일도 바꾸고 키 외에 다른 매력을 키우자이죠.
[당시 깔창 깔고 1-2 cm 좀 더 커지니 뭔가 자신감이 뿜뿜 생겼던 기억이 납니다. 무릎이 아파 깔창은 몇 달 사용하지도 못했습니다.]


매일 거울 보면서 '난 매력있다'를 외치고 결국 키 라는 외적 모습은 절대 바꿀 수 없고 키 큰 남자보다 객관적인 매력이 떨어지는것도 사실이지 정공법이 아닌 우회법이 필요하겠죠.  
[아내와는 인터넷 카페 모임하면서 만났는데 당시에 저는 글발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때였습니다. 아내도 제 글을 읽었을테고 뭔가 생각이 있는 사람처럼 보였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제가 움직여 결혼까지했는데 "내가 오타쿠하고 결혼했네"라고 했습니다만.... 요즘 시대에 애니 좀 보고 만화책과 게임 타이틀 좀 있다고 오타쿠라니.. ]



* 글 쓰고 20년 후

이 글을 쓸 때가 30대 초반이었네요. 당시에는 이런 생각을 했군요.
몇 년 후면 5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결혼한지 10년이 넘었고 아들도 초등학생입니다. 당연히(?) 유전적 요인으로 아들도 키가 큰 편은 아니다보니 평균 근처만 갔으면 하는 또 다른 고민이 있습니다.


키는 아무것도 아니니 무시하고 당당하라는 말도 안되는(?) 조언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
외모 컴플렉스로 인생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20대에 연애 한번 못하고 그냥 보냈고 30대 초반 이후 여자 친구가 생기면서 틈새 시장(?)이 있다는걸 알게되고 연애를 막고 있었던건 키가 아니라 키에 주눅든 자신이란걸 깨닫게되더군요.
(깨닫는다고해도 외모 컴플렉스가 사라지는건 아닙니다만.)

30대에 접어들어서는 여성들도 이런저런 경험이 많이 생겨서 그런지 20대 만큼 남자 키를 따지지는 않는 듯 합니다. (그렇게 믿고 싶은건가 ?!)

그리고 이제 이성에 신경 쓸 나이가 아니다보니 키 큰 사람 봐도 '나도 키 좀 컸으면 좋겠다' 정도의 생각만 들지 예전처럼 자기 비하 같은 감정이 생기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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