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결혼

나레이터 모델과 소개팅 후기

쿨캣7 2007. 8. 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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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얘기인데 나레이터 모델과 소개팅 한 적이 있었다.
내가 키가 작다보니 항상 요구 조건은 "키 작은 남자도 괜찮은 여자로 !"를 외친다.
- 기왕이면 좀 예쁘고.... 쿨럭.

지금 생각하면 소개팅 시켜 줄 때 대부분 어느 정도 조건을 얘기했을테고 키 작다는 얘기 했어도 오케이 한걸 텐데...

소개팅 장소인 신촌 현대백화점 후문으로 갔다.
주변에는 그동안 만났던 수준의(?!) 소개팅녀는 없고 웬 훤칠한 (키 168 cm에 날씬. 예쁜)한 여자분이 계셨다.
이 여자분은 아니겠지하는 생각으로 연락을 했는데..
헉... 뜨아.... !!!
이 사람이었다.

직업을 물어보니 나레이터 모델이란다.
나레이터 모델이라는데서 오는 외적 압박(흥.. 편하게 생각하면 외모 빼고는 나보다 잘난것도 없어 !!!!!)
구두 신고하니 키도 나보다 이만큼(음.. 글로는 안보이는군) 더 크고

결국 에이 이런 애가 나 같은애 좋아하겠어라는 생각으로 그냥 하루 재미있게 놀자하고 푼수짓했다.
(그냥... 웃으면서 수다 떨었다. 옆에서 보고 있던 내 친구는 나중에 그날 날 보고 미친줄 알았단다.)
제일 마지막에 헤어질 때 "옆집 언니만나 논것 같아요." 하하핫... -.-;;
역시 오늘도 글렀구나... 이러고 예의상 문자보냈는데 답장오고 그래서 영화보자고해서 몇 번 만났다.

나레이터 모델하면 일단 좀 색안경끼고 볼 수 있는데 지방에서 올라와서 대학등록금을 혼자 힘으로 벌기 위해 어릴 때부터 계속 일을했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남자 만날 기회도 많이 없었고 ... 뭐 행사장에서 추근덕거리는 남자는 많다고 한다. 특히 할아버지들... (푸훗... 남자는 나이 들어도 예쁜 여자에게는...)

이후 그녀는 모텔레콤 행사로 부산에 내려갔고 나는 울산 집에 내려가는 기차 안이었다.

"오빠, 고향 울산이라고 하셨죠 ? 저 지금 울산에서 출발하는 기차인데. 부산에서 행사 끝나고 서울가요."
"어 ? 나 지금 울산 내려가는 기차인데. 저기 오는 기차인가 ?"
"저도 내려오는 기차 보여요."

마치 영화의 한 장면 처럼 어딘가 그녀를 태웠을 기차는 서울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았고 그게 그녀와의 마지막 인연이었다.

아무래도 그녀는 평일에 시간되고 난 주말에 시간이 되다보니 좀 그랬다. 그런데, 정말 좋아했으면 그 지역까지 따라가지 않았을까 ? (그때는 왜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

지금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그녀
내 친구는 지금도 소개팅 시켜달라고 하면 막 타박한다
"넌 줘도 못먹잖아. 얌마 ! 니가 사귀자고 안해서 그렇게 된거잖아."

아..아냐...
예비군 훈련 끝나고 만났을 때 사귀자고 말하려고 했었는데 영화보고 피곤하다고 집에 가겠다고해서 타이밍 놓친거구. 그 후에는 주말에 일한다고 시간안되어서 그랬단 말야 !

이상 나레이터 모델과의 소개팅 후기 ~
4년 전 얘기인가..... 휴 ~

ps.

열심히 사시는 이름 기억 안나던 168cm에 예쁘셨던 나레이터 모델 OOO 양.
진심으로 자신을 좋아하는 착하고 때로는 성깔 부리고 능력있는 남자 만나 행복하게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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